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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있으니 조용히 좀 해 주세요
- 선운사에 상사화를 보러 갔다
김소연
꽃이 지고 잎이 난다
꽃이 져서 잎이 난다
꽃이 져야
잎이 난다
할망구처럼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 본다
목덜미에 감기는 바람을 따라온 게 무언지는
알아도 모른다고 적는다
바다 위로 내리는 함박눈처럼
소복소복도 없고 차곡차곡도 없었다고
지금은 그렇게 적어둔다
꽃 지면 나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걸지라도
꽃 피면 나오겠다는 약속을 어긴 거라고
오히려 적어둔다
잘했다고
배롱나무가 박수를 짝짝 친다
저녁밥 먹으러 나는 내려 간다
고깃집 불판 위 짐승의 빨간 살점을
양양 씹는다
* 출처 : 김화영 엮음 『꽃이 지고 있으니 조용히 좀 해 주세요』(시와시학사.2008)
가우 08.11.07. 22:56
* 상사화/- 학명 : Lycoris squamigera /- 분류 : 수선화과 /- 원산지 : 한국 /- 크기 : 꽃줄기 높이 50∼70cm /- 개화시기 : 7~8월 * 꽃무릇(석산) /- 학명 : Lycoris radiata /- 분류 : 수선화과 /- 서식장소 : 산기슭이나 풀밭 /- 크기 : 꽃줄기 길이 30-50cm /- 개화시기 : 9~10월 -꽃 이름을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위의 증거입니다. 한 시인의 오류가 자칫 전체의 오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명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흐르는 물 08.11.08. 08:53
'- 선운사에 상사화를 보러 갔다'................생각(상상)의 범위를 넓히는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선운사에 꽃무릇을 보러 갔다' 가 정확할 것입니다.
흐르는 물 08.11.08. 09:01
백과사전에 보면 둘 다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상상화는 중국 원산지, 꽃무릇은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나와 있습니다. 꽃과 잎이 동시에 피는 시기가 없는 관계로 매스컴에서조차 잘못 소개되고 있는데 두 꽃의 차이점을 상사화는 이른 봄 잎이 난 뒤 여름에 꽃이 피고, 꽃무릇은 초가을 꽃이 핀 뒤 잎이난다는 것입니다. 물론 꽃 모양도 전혀 다릅니다. 꽃은 직접 보지 못하신 분들은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시면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 자운영 08.11.08. 17:24
실제 선운사엔 꽃무릇도 상사화도 다 있습니다...꽃무릇에 비해 상사화 개체수가 적고 꽃피는 시기가 달라 꽃무릇 필때 상사화 꽃이 이미 져서 안보일 따름이지...ㅋ^^위 詩에선 꽃이 지고 잎이 난다 했으니 꽃무릇을 지칭하는게 맞겠지만... 선암사와 전등사엔 노란 상사화도 많더군요.
┗ 흰구름 08.11.08. 21:08
1.꽃 지다-2. 잎 나다-3. 꽃 지다- 4. 잎 나다- 5. 꽃 지다- 6. 잎 나다-7. 꽃 지다-8. 잎 나다 ...897564418764343. 꽃 지다. 여기서 싸이클 출발을 1부터 하면 꽃무릇이고 2부터 출발하면 상사화가 되는데요. 달걀과 암탉의 이치인 듯 ㅎㅎㅎ
┗ 자운영 08.11.09. 21:59
계절의 순환을 보편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로 보았을때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난다는 그런 의미지만 계절 또한 순환의 연속이므로 가을,겨울,봄,여름 으로 출발한다면 달걀과 암탉의 이치가 되겠지요...^^ 암튼 詩는 참 좋습니다
푸른하늘저편 08.11.08. 12:39
그렇죠? 많은 분들이 꽃무릇과 상사화를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무심히 상사화라고 호칭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엄연한 구분이 있다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호칭을 사용할 뿐 아니라 잘못된 사실을 지적하여 바로잡아주는 것도 우리가 함께 힘써야 할 좋은 일임에 틀림 없을 겁니다. 아무리 스스로가 알고 믿는 바를 확신한다고 해도 한 편의 시를 잉태하여 세상에 내놓기 전까지는 몇 번이고 의문을 갖고 살피고 돌아보며 확인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시인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전향 님, 감사합니다.
행복한사랑 08.11.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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