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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환 방송사회자,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지나친 것을 의미한다. '너무 늦었잖아요'라는 노래 제목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나 그 노래 너무 좋아"라고 하면 좀 이상하다.'너무'는 '너무 뻗은 팔은 어깨로 찢긴다'라는 속담처럼 부정적인 문맥에 써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겨서 너무 좋아"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또 그놈의 '너무'냐고 짜증을 내시는 분도 있겠지만, '너무'가 우리말을 잘못 쓰는 대표적인 사례로 오랫동안 지적됐다. 이 사실은 우리가 그만큼 오랫동안 이 단어 하나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유가 뭘까? 첫째, '너무'의 뜻을 모른다. 둘째, 알려고 하지 않는다. 셋째, 뜻이고 뭐고 강조할 때는 '너무'가 최고다….
늦었지만 반갑게도 최근 방송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 출연자는 "너무 신나고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말했지만, 자막에는 "정말 신나고 아주 행복했어요"라고 썼다. 출연자의 말을 함부로 바꾸긴 했지만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노력이 오히려 '너무'를 왜곡하기도 한다. "너무 아팠어요" "너무 슬펐지요"라는 출연자의 말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정말 아팠어요" "매우 슬펐지요"라고 고치는 것이 그 예다. 이렇게 되면 '너무'를 어떻게 써야 할지 점점 더 종잡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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