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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앞에서
조태일
이젠 그만 푸르러야겠다.
이젠 그만 서 있어야겠다.
마른풀들이 각각의 색깔로
눕고 사라지는 순간인데
나는 쓰러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라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높푸른 하늘 속으로 빨려가는 새.
물가에 어른거리는 꿈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창작과비평사, 1999)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07)
2012-10-05 금요일 2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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