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눈사람의 시 / 문성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0. 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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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시

 

문성해

 


눈사람이 홀로 밤을 맞고 있다
저런 눈사람으로 골목에 나앉아 있어 본 적 있는가
세상의 집이란 집은
모두 제 가족을 끌어안고
도무지 모르는 빛으로 동그랗게 불 밝히고
내겐 더 이상 젖은 몸을 누일 집이 없고
더운 숨을 섞을 가족이 없고
이 골목과
이 밤과
이 둥그스름한 슬픔만 남아

골똘히 들여다 본적 있는가
봐도봐도 희디흰 몸속 같은 세상
흰 생쥐들이 한 마리 두 마리
몸속에서 기어 나와
나머지 몸들에게 말을 거는

이 순간을
이 슬픔을
미천이라고 해야 하나
고결이라고 해야 하나

눈발 하나하나가
더운 살로 덮이는
이 순간을
성숙이라고 해야 하나
장엄이라고 해야 하나

 

 

 

-계간『딩아돌하』(2010, 겨울호)
2012-10-09  화요일 14시 05분

 

 

<가져온 곳 : 웹진 시인광장>

http://seeinkwangjang.com/60130313449

 

 

http://blog.naver.com/PostList.nhn?from=postList&blogId=w_wonho&categoryNo=407¤tPage=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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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시

 

문성해

 


눈사람이 홀로 밤을 맞고 있다
저런 눈사람으로 골목에 나앉아 있어 본 적 있는가
세상의 집이란 집은
모두 제 가족을 끌어안고
도무지 모르는 빛으로 동그랗게 불 밝히고
내겐 더 이상 젖은 몸을 누일 집이 없고
더운 숨을 섞을 가족이 없고
이 골목과
이 밤과
이 둥그스름한 슬픔만 남아

 

골똘히 들여다 본적 있는가
봐도봐도 희디흰 몸속 같은 세상
흰 생쥐들이 한 마리 두 마리
몸속에서 기어 나와
나머지 몸들에게 말을 거는

 

이 순간을
이 슬픔을
미천이라고 해야 하나
고결이라고 해야 하나

 

눈발 하나하나가
더운 살로 덮이는
이 순간을
성숙이라고 해야 하나
장엄이라고 해야 하나

 

 

 

-계간『딩아돌하』(2011, 봄호)

 

가져온 곳 : 푸른 시의 방>

http://cafe344.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EZII&fldid=JW6F&datanum=3410&search=true

 

 

 

*연 구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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