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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3. 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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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 바람 좀 쐬려고요.

-,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시집아배 생각(애지,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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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아배 생각」 낭송 이영광 | 2009.05.18 

 

출처: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문태준 시배달 200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