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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 민병도 - 카톡 좋은 시 76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4. 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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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76   

동그라미 

민병도 

사는 일 힘겨울 땐

동그라미를 그려보자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어

비워서 저를 채우는 빈 들을 만날 것이다

못다 부른 노래도,

끓는 피도 재워야하리

물소리에 길을 묻고

지는 꽃에 때를 물어

마침내 처음 그 자리

홀로 돌아오는 길

 

세상은 안과 밖으로 제 몸을 나누지만

먼 길을 돌아올수록 넓어지는 영토여,

사는 일 힘에 부치면

낯선 길을 떠나보자  

 

시집안의 빈집(목언예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