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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김현승 - 카톡 좋은 시 180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9. 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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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80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시집김현승시초.문학과사상사. 1957)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시초.문학과사상사. 1957 : 김현승전집1. 시인사. 1985)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