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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이재무 - 카톡 좋은 시 19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10. 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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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93    

   감자꽃

   이재무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자주색 고름 물어뜯으며 눈으로 웃고

   마음으론 울고 있구나 향기는,

   저 건너 마을 장다리꽃 만나고 온

   건달 같은 바람에게 다 앗겨버리고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비탈

   오지에 서서 해종일 누구를 기다리는가

   세상의 모든 꽃들 생산에 저리 분주하고

   눈부신 생의 환희 앓고 있는데

   불임의 女子, 내 길고긴 여정의

   모퉁이에서 때묻은 발목 잡고

   퍼런 젊음이 분하고 억울해서 우는

   女子, 노을 속 찬란한 비애여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시집위대한 식사(세계사, 2002)

 

 

감자꽃 

 

이재무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자주색 고름 물어뜯으며 눈으로 웃고 

마음으론 울고 있구나 향기는, 

저 건너 마을 장다리꽃 만나고 온 

건달 같은 바람에게 다 앗겨버리고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비탈 

오지에 서서 해종일 누구를 기다리는가 

세상의 모든 꽃들 생산에 저리 분주하고 

눈부신 생의 환희 앓고 있는데 

불임의 女子, 내 길고긴 여정의 

모퉁이에서 때묻은 발목 잡고 

퍼런 젊음이 분하고 억울해서 우는 

女子, 노을 속 찬란한 비애여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시집위대한 식사(세계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