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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라타너스/김현승 - 카톡 좋은 시 196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10. 2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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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96   

   푸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푸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푸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푸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푸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푸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시집『김현승시초』. 문학사상사. 1957)

 

 

 

 

푸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푸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푸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푸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푸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푸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김현승시초』. 문학사상사. 1957 : 『김현승 전집』.1985)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