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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반찬/공광규 -카톡 좋은 시 211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11. 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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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211

     얼굴 반찬

    공광규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 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시집『말똥 한 덩이』(현대문학, 2008)

 

 


 

얼굴 반찬


공광규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시집『말똥 한 덩이』(현대문학, 2008)
―현장비평가가 뽑은2008『올해의 좋은시』(2008,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