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진기종(34)의 개인전은 외계인이 장악했다. 그런데 초능력자로 인식된 외계인들의 모습이 아니다. 치열한 전투속에서 무차별적으로 당하고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 설치된 'UFO의 공격을 받은 슈퍼신의 광장' 작품은 SF영화 같다.
광장에 우상처럼 서있는 '슈퍼 신'은 우주를 품고 있다. 그곳에 UFO를 타고온 외계인들이 불시착했다. 각 종교의 의상이 합쳐진 옷을 입고 있는 슈퍼신을 섬기는 사제들이 외계인들을 공격하는 장면들이 생생하다.
작가는 "하늘 위 보이지 않는 신 외에 우주의 어떠한 생물학적 존재에 대해서 극구 부인하고 있는 종교집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UFO 자료를 지하 비밀문서실에 보관하고 있다는 로마 교황청에서는 최근 지구 외에 우주 어딘가에 있을 존재에 대한 가능성은 제기했으나, 인정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태양계 외의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행성들 중 지구와 같은 인류를 가진 행성이 과연 없을까?"
- 【서울=뉴시스】 진기종, 슈퍼신의 사제와 외계인 시리즈 2015-12-23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인가?". 이 의심에서 비롯된 작품들은 스펙타클하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기아, 내전 등 지구에 공존하는 모든 아름다움과 모든 끔직함을 소재로 삼는다.
이번 전시 '무신론 보고서'도 반발심이 가득하다.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과연 신이 있기나 한 것이냐"고 따지듯 작품을 제작했다.
세계 5대 종교인 이슬람, 카톨릭, 불교, 개신교 등의 종교인들은 형체만 있고 머리와 얼굴이 없다. 복장만이 바람에 휘날리는 세계 대표 종교의 지도자들은 한 배를 타고, 어디론가를 향하고 있다. 작가는 "신을 향한 5명의 껍데기들은 초라한 목선에 금장으로 치장한 채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항해를 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 【서울=뉴시스】 진기종, 신을 향한 항해 2015-12-23
작가는 의구심 투성이다. "과연 우리는 아담과 이브의 후손인가, 인간의 전생과 사후세계는 신앙의 정도에 따라 지옥과 천국으로 나뉠까. 인종, 지역, 문화도 전혀 다른 지구 반대편에서 만들어진 신화의 주인공을 우리는 왜 아버지라고 부르고 섬겨야 하는가.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란은 인류 종말 전에 밝혀질 것인가 등등…"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06’의 최연소 작가, 2007년에는 미국 뉴욕 Art Omi Artist Residency 프로그램에 선발되며 주목 받았다. 2009년 터키 이스탄불미술관, 2010년 독일 보훔미술관,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2013년 삼성미술관 리움, 2014년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과연 신은 존재할까?, 인간은 왜 신을 믿을까?'. '외계인 같은' 작가의 의구심을 위트 있게 풀어낸 '무신론 보고서'전은 2016년 1월 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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