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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일생/이재훈 - 카톡 좋은 시 220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12. 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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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220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찾아들고

    온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시집명왕성 되다(민음사, 2011)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찾아들고

온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시집명왕성 되다(민음사, 2011)

문정희 시배달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