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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220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찾아들고 온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시집『명왕성 되다』(민음사, 2011) |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찾아들고
온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시집『명왕성 되다』(민음사, 2011)
ㅡ문정희 시배달『사이버문학광장 문장』 (2015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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