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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날은/오세영 - 카톡 좋은 시 224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1. 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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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월 3일 삼성산 정상 일몰>

 

   카톡 좋은 시 224  

   새해 새날은

   오세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빛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낱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ㅡ시집『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시와시학사, 1992)

 

 

 

 

새해 새날은

 

오세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빛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낱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ㅡ시집『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시와시학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