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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전화기 / 권예자 - 카톡 좋은 시 270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4.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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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270 


   버려진 전화기/권예자

 

   그녀가 하는 일은

   남의 말 들어 주는 일

   남의 말 전해 주는 일

   듣고 본 것 많아도 입 다물고

   시앗 여럿 보아도 시샘하지 않았지

   사람들은 슬프거나 기쁘거나

   들뜨고 화가 나도 그녀를 찾았지

   들어 주는 일로 평생을 소일하다

   청력을 잃은 어느 날

   그렇게 들고나던 사람들이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지

   주인은 죄 없는 그녀를 패대기치더니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지

   하지만 그녀는 버림받고 나서야

   난생 처음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지

   복지 시설에 여생을 의탁한

   이웃집 그 여자

 

   ―시집 비밀 일기장(지혜, 2015)

 

 

  버려진 전화기   

 

  권예자   

 

 

  그녀가 하는 일은   

  남의 말 들어 주는 일   

  남의 말 전해 주는 일   

  듣고 본 것 많아도 입 다물고   

  시앗 여럿 보아도 시샘하지 않았지   

  사람들은 슬프거나 기쁘거나   

  들뜨고 화가 나도 그녀를 찾았지   

  들어 주는 일로 평생을 소일하다   

  청력을 잃은 어느 날   

  그렇게 들고나던 사람들이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지  

  주인은 죄 없는 그녀를 패대기치더니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지   

  하지만 그녀는 버림받고 나서야   

  난생 처음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지   

  복지 시설에 여생을 의탁한   

  이웃집 그 여자 

  

    

 

  ―시집 비밀 일기장(지혜,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