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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꽃잎 속/김명리 - 카톡 좋은 시 30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7. 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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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303 - 김명리 / 제비꽃 꽃잎 속



제비꽃 꽃잎 속 /김명리

 

퇴락한 절집의 돌계단에 오래 웅크리고

 

돌의 틈서리를 비집고 올라온

보랏빛 제비꽃 꽃잎 속을 헤아려본다

 

어떤 슬픔도 삶의 산막 같은 몸뚱어리를

쉽사리 부서뜨리지는 못했으니

제비꽃 꽃잎 속처럼 나 벌거벗은 채

천둥치는 빗속을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내 몸을 휩싸는 폭죽 같은 봄의 무게여

내가 부둥켜안고 뒹구는 이것들이

혹여라도 구름 그림자라고는 말하지 말아라

네가 울 때, 너는 네 안의 수분을 다하여 울었으니

숨 타는 꽃잎 속 흐드러진 암향이여

우리 이대로 반공중에 더 납작 엎드리자

휘몰아치는 봄의 무게에

대적광전 기우뚱한 추녀 또한 뱃고동 소리로 운다

 

 

시집제비꽃 꽃잎 속(서정시학, 2016. 6)




제비꽃 꽃잎 속

 

김명리   

 

 

퇴락한 절집의 돌계단에 오래 웅크리고

 

돌의 틈서리를 비집고 올라온

보랏빛 제비꽃 꽃잎 속을 헤아려본다

 

어떤 슬픔도 삶의 산막 같은 몸뚱어리를

쉽사리 부서뜨리지는 못했으니

 

제비꽃 꽃잎 속처럼 나 벌거벗은 채

천둥치는 빗속을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내 몸을 휩싸는 폭죽 같은 봄의 무게여

 

내가 부둥켜안고 뒹구는 이것들이

혹여라도 구름 그림자라고는 말하지 말아라

 

네가 울 때, 너는 네 안의 수분을 다하여 울었으니

숨 타는 꽃잎 속 흐드러진 암향이여

우리 이대로 반공중에 더 납작 엎드리자

 

휘몰아치는 봄의 무게에

대적광전 기우뚱한 추녀 또한 뱃고동 소리로 운다

 

 

 

월간문학사상(20054월호)

시집제비꽃 꽃잎 속(서정시학, 201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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