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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광복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7. 3. 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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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광복가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광복가


광복가
 
이천만 동포야 일어나거라
일어나서 총을 메고 칼을 잡아서
잃었던 내 조국과 너의 자유를
원수의 손에서 피로 찾아라
 
한산(漢山)의 우로(雨露) 받은 송백까지도
무덤 속 누워 있는 혼령까지도
노소를 막론하고 남(男)이나 여(女)나
어린아이까지라도 일어나거라
 
끓는 피로 청산을 고루 적시고
흘린 피로 강수(江水)를 붉게 하여라
섬나라 원수들을 쓸어버리고

DA 300


평화의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3·1운동 때는 독립만세만 외쳤을까. 1919년 만세 현장의 청년들이 가장 널리 불렀던 노래로, 구국의 결의가 엄숙하다. 곡은 러일전쟁기의 일본 측 군가가 원용되었다는 설이다. 애국계몽 창가들이 합방 후 금지되자, 연해주 북간도의 학교며 독립군 사이에 불리던 노래들이 1910년대 중반 국내로 흘러들어 온다. 이런 애국창가들의 유통은 철저히 탄압됐으니, 2년여의 실형을 산 개성의 ‘창가독립운동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가 시라고 여기는 ‘종이 위의 시’만이 시의 전부라는 고정관념은 실상 근거가 박약하다. 당대 사람들의 광범위한 바람이 담긴 노랫말과 이야기들을 아우르는 ‘시’라야 한다. 밥 딜런에게 상을 준 노벨상위원회의 문제 제기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광복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