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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 한 편 읽기 35 -홀딱새/손세실리아>
홀딱새/손세실리아
숲해설가와 함께 방태산 미산계곡에 들었다
낱낱의 사연과 생애가 사람살이와 다름바 없어
신기하기도 뭉클하기도 하다 하지만 발을 떼는 족족
소소한 것들까지 시시콜콜 설명하려드는 통에
골짜기 깊어질수록 감동이 반감되고 만다 게다가
비조불통 기막힌 풍광 앞에서는 소음과 진배없다
상호간 불편한 기색 감추기에 급급할 즈음
새 한 마리 물푸레나무 허공을 뒤흔들어댄다
검은등뻐꾸기라며 강의를 재개하려하자
누군가 볼멘소리로 막아선다
딴 거 몰러두 갸는 지가 좀 알어유 홀딱새여유
소싯적부텀 그렇게 불렀슈 찬찬히 함 들어봐유
홀딱벗꼬 홀딱벗꼬... 어떠유 내 말이 맞쥬?
다소 남세스럽지만 영락없다
육담이려니 흘려들었는데 아니다
기막힌 화두다
생의 겹겹 누더기 훌훌 벗어던지고
가뿐해지라는
―시집『꿈결에 시를 베다』(실천문학사,|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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