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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시인 허수경 별세..향년 54세(종합)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8. 10. 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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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시인 허수경 별세..향년 54세(종합)

입력 2018.10.04. 10:59

독일로 건너가 꾸준히 시를 쓴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 별세했다.

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연합뉴스에 "어제 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장례는 현지에서 수목장으로 치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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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말기 투병하다 독일 현지서 영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독일로 건너가 꾸준히 시를 쓴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 별세했다.

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연합뉴스에 "어제 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장례는 현지에서 수목장으로 치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시인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했으며, 이 사실을 지난 2월 김 대표에게 알린 뒤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8월에는 2003년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내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이 산문집 개정판에 서문으로 이렇게 썼다.

"내가 누군가를 '너'라고 부른다./내 안에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를 그리움이 손에 잡히는 순간이다.//불안하고,/초조하고,/황홀하고,/외로운,/이 나비 같은 시간들.//그리움은 네가 나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아무리 오랜 시간을 지나더라도…"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와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뒤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와중에도 꾸준히 시를 써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시인은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 그림움을 노래했다. 또 독일에서 26년간 이방인으로 지낸 삶은 그의 시에 고독의 정서를 짙게 드리우게 했으며, 시간의 지층을 탐사하는 고고학 연구 이력은 그의 시에 독보적인 세계를 만들어냈다.

시 외에 소설과 동화, 산문 등 다른 장르 글도 열정적으로 썼다.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 문학상, 이육사 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독일에서 지도교수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