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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봄 속의 봄/풍경 속의 풍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8. 11. 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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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속의 봄

 

김완하

 

 

골목에는 아무도 없었다

개 한 마리 웅크려

고독한 제 잠속을 뒤적거릴 뿐,

어디 사람의 인기척이라곤 없었다

 

담장 위로는 목련이 목을 빼

꽃잎을 틔우다가 잠시

쉬는 사이,

개의 잠속을 들여다보았다

 

구름도 따라 멈추어 서서는

한동안 골목 안을 내려다보며

개의 잠속을 엿보는 목련의

뒷모습을 멀찍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계간『시와소금』(201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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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속의 풍경

 

김완하


 

오후는 낯모르는 바람을 안고 갔다

 

길을 벗어 잠시 문밖으로 열어두면

 

상가에서 솟아나는 풍경의 마음 한 자락

 

불면의 눈동자 누군가를 생각하는 어둠이 온다

 

길가에 이팝나무들 서로의 옷깃을 여며준다

 

어깨의 힘으로 지고 서있는 하늘의 별들

 

어둠의 실로 짜 올린 밤의 천 위에 수를 놓았다

 

골목길에도 꽃의 시력(視力)으로 견디어내면

 

음영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실루엣

 

별들은 수북한 꽃다발로 무리지어 피어난다


 

-계간『시산맥』( 2018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