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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고脫苦
임성구
망자의 모란 이불 한 채가 타들어가며
선한 눈에 가시 바늘 한 쌍을 박아 넣는다
체온이 흘러내리는
시간들이 강물이다
부지깽이 슬픈 장단 저녁 하늘 뒤덮으면
하나님도 못 읽는다, 이 사람 두꺼운 얼룩
얼룩진 울음이 끊어지면
새는 멀리 날아가겠지
바람아 참 고맙다 네 지나간 그 자리가
수채화 그려놓은 듯 맑은 감성 천국이다
내일은 못 부를 노래 없다
만발한 꽃이 올 테니
―시조집『복사꽃 먹는 오후』(작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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