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임성구] 탈고脫苦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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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고脫苦

 

임성구

 

 

망자의 모란 이불 한 채가 타들어가며

선한 눈에 가시 바늘 한 쌍을 박아 넣는다

 

체온이 흘러내리는

시간들이 강물이다

 

부지깽이 슬픈 장단 저녁 하늘 뒤덮으면

하나님도 못 읽는다, 이 사람 두꺼운 얼룩

 

얼룩진 울음이 끊어지면

새는 멀리 날아가겠지

 

바람아 참 고맙다 네 지나간 그 자리가

수채화 그려놓은 듯 맑은 감성 천국이다

 

내일은 못 부를 노래 없다

만발한 꽃이 올 테니

 

 

 

―시조집『복사꽃 먹는 오후』(작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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