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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
서석조
남양산 로터리 횡단보도 소나기 속
우산 없이 허둥지둥 헤쳐 뛰던 한 아낙이
전봇대 부여잡으며 곱다시 젖어드는데
웬 승용차 한 대가 느닷없이 멈춰서서
차창을 스륵 내려 우산 하나 툭 건네곤
휑하니 가던 길 그냥 미련없이 가버려
세상에 참, 구세주가 따로 또 있을 리야
화들짝 놀라 펼친 우산 위 빗줄기가
축포를 터트리듯이 은빛으로 퍼져난다
―『나래시조』 (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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