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서운암 돌확 어리연꽃 /정현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1. 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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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암 돌확 어리연꽃

 

정현숙

 

 

발 담가 사는 곳이 흙과 늪 아니라도

삼백예순다섯 날 미륵 향해 다가선 너

먼 우주 별꽃 다발도 등불처럼 흔들린다

 

눈곱 뗀 텃새에게 물 한 모금 보시하고

장경각 문틈으로 새는 경經 들으면서

누군가 흘린 덕담도 맷방석에 앉힌다

 

는개가 빚은 구슬 염주로 꿰어갈 때

좔좔댄 물소리가 햇볕 서책 엮는 골짝

귀 시린 빛의 무아에 눈을 떼지 못한다

 

 

 

―『좋은시조』(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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