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 이향미-우리집에 왜 왔니/ 이시하(이향미) 새는, / 이향미 낡고 어두운 그림자를 제 발목에 묶고 생의 안쪽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었을 테지 비에 젖은 발목을 끌며 어린 날개를 무겁게 무겁게 퍼덕였을 테지, 가느다란 목덜미를 돌아 흐르는 제 절박한 울음소리를 자꾸자꾸 밀어냈을 테지 여물지 못한 발톱을 내려다보며 새는, 저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13
완경(完經)/김선우-완경(完經)/한선향-완경(完經)/윤영림/완경/황명자-만월/박이화 완경(完經) 김선우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선정에 든 와불 같다 수련의 하루를 당신의 십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고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적의(赤衣)의 화두마저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11
봄날은 간다/최금진-심!/박제영 봄날은 간다/최금진 사슴농장에 갔었네 혈색 좋은 사과나무 아래서 할아버지는 그중 튼튼한 놈을 돈 주고 샀네 순한 잇몸을 드러내며 사슴은 웃고 있었네 봄이 가고 있어요, 농장주인의 붉은 빰은 길들여진 친절함을 연방 씰룩거리고 있었네 할아버지는 사슴의 엉덩이를 치며 흰 틀니를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10
수묵 산수/김선태-명작/복효근 수묵 산수/김선태 저물 무렵, 가창 오리떼 수십만 마리가 겨울 영암호 수면을 박차고 새까만 점들로 날아올라선 한바탕 군무를 즐기는가 싶더니 가만, 저희들끼리 일심동체가 되어 거대한 몸 붓이 되어 저무는 하늘을 화폭 삼아 뭔가를 그리고 있는 것 아닌가 정중동의 느린 필치로 한 점 수묵 산수를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09
새벽의 낙관/김장호-낙관落款/한우진- 새벽의 낙관/김장호 밤샘 야근을 끝내고 난곡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낙엽을 털어내며 새벽바람이 일어나고 버스는 봉천고개를 넘어온다 신문 배달 나간 둘째는 옷을 든든히 입었는지…… 텅 빈 버스 창가에 부르르 몸을 떨며 엉덩이를 내려 놓는다 방금 누가 앉았다 내렸을까, 연탄 크기만한 흔적이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09
개 시 모음 - 돈 워리 비 해피/권혁웅-흰둥이 생각/손택수-여게가 도솔천인가/문성해-미안하다, 수캐/공광규-해피/우영창...외 돈 워리 비 해피 권혁웅 1. 워리는 덩치가 산만한 황구였죠 우리집 대문에 줄을 매서 키웠는데 지 꼴을 생각 못하고 아무나 보고 반갑다고 꼬리치며 달려드는 통에 동네 아줌마와 애들, 여럿 넘어갔습니다 이 피멍 좀봐, 아까징끼 값 내놔 그래서 나한테 엄청 맞았지만 우리 워리, 꼬리만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08
마흔 즈음,/김해자-사십대/고정희-마흔 살/김소연-40대/마종기-사십줄 나이/임영조-마흔 살/송재학 마흔 즈음, 김해자 한몸인 줄 알았더니 한몸이 아니다 머리를 받친 목이 따로 놀고 어디선가 삐그덕 나라고 생각하던 내가, 내가 아니다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언제인지 모르게 삐긋하기 시작했다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하고 충직하던 손발도 저도 몰래 가슴을 배반한다 한맘인 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07
연리지(蓮理枝)/정끝별-연리지連理枝/김해자-고요의 입구/신현락 연리지(蓮理枝)/정끝별 너를 따라 묻히고 싶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열 길 땅속에 들 한 길 사람 속에 들어 너를 따라 들어 외롭던 꼬리뼈와 어깨뼈에서 흰 꽃가루가 피어날 즈음이면 말갛게 일어나 너를 위해 한 아궁이를 지펴 밥 냄새를 피우고 그물은 달빛 한 동이에 삼베옷을 빨고 한 종지 치자 향..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8.07
詩어머니/김해자-내력/김선우-뿌리의 안부/김나영-엄마의 집/이서린 詩어머니 김해자 보지 않고는 훔칠 수 없는 시어머니 아랫도리를 닦다 눈을 돌렸다 두 번의 수술과 몇 차례 방사선으로 거웃마저 거의 사라져 숨을 곳 없는, 생산도 사랑도 멈춘 채 배설기능만 남은 은밀한 그곳이 발가벗겨져 형광불빛 아래 서러웠다 열다섯에 전쟁을 만나 고아원 전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7.31
치워라, 꽃! / 이안 - 도장골 시편 -민달팽이 / 김신용 치워라, 꽃! 이안 식전 산책 마치고 돌아오다가 칡잎과 찔레 가지에 친 거미줄을 보았는데요 그게 참 예술입디다 들고 있던 칡꽃 하나 아나 받아라, 향(香)이 죽인다 던져주었더니만 칡잎 뒤에 숨어 있던 쥔 양반 조르륵 내려와 보곤 다짜고짜 이런 시벌헐, 시벌헐 둘레를 단박에 오려내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