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784

묵화((墨畵)/김종삼-밀물/정끝별

묵화((墨畵)/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년) 현대시 100년 -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편[8] -시집『흰책』(믿음사. 2000) 2010-07-08 / 18시 40분 밀물/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

물수제비 시 - 권혁웅/이가림/정성수/이홍섭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권혁웅 그날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물결이 물결을 불러 그대에게 먼저 가 닿았습니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듯 물결과 물결이 만나 한 세상 열어 보일 듯 했습니다 연한 세월을 흩어 날리는 파랑의 길을 따라 그대에게 건너갈 ..

치마/문정희-팬티/임보

치마/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는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

부부/함민복-부부/문정희-부부/오창렬-부부(夫婦)/김소월-부부/김석

부부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박남희-버스를 기다리며/정희성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박남희 어머니를 뒤지니 동전 몇 개가 나온다 오래된 먼지도 나오고 시간을 측량할 수 없는 체온의 흔적과 오래 씹다가 다시 싸둔 눅눅한 껌도 나온다 어쩌다, 오래 전 구석에 처박혀 있던 어머니를 뒤지면 달도 나오고 별도 나온다 옛날이야기가 줄줄이 끌려나온..

노숙(露宿) /송수권-노숙/김사인-노숙-이시영, 박남희, 안도현, 이영종

노숙(露宿) 송수권 큰 삶은 큰 덫에 걸리고 작은 삶은 작은 덫에 걸리는가 풍뎅이는 거미줄에 걸리고 쥐는 쥐덫에 걸리는가 어떤 덫이 와서 내 삶을 망가뜨릴 때도 나는 이제 원망하지 않으련다. 하늘엔 별이 반짝이고 있으므로 별에게 길을 묻고, 인간에겐 사랑이 있으므로 사랑하련다 ..

서리꽃/류안진-서리꽃/도종환-서리꽃/정일근/정일근

서리꽃/류안진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를 쓴다 무릎까지 시려 오면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한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든 밤이면 임자 없는 한 줄의 시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시선집 『한국의 ..

그리운 시냇가/장석남-그 그리운 시냇가/김용택 -그리운 시냇가/남진우

그리운 시냇가/장석남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여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리 못하리 (『새떼들에게로의 망명』.문..

삼류들/이재무-삼류가 본 삼류들/정겸

삼류들/이재무 삼류는 자신이 삼류인 줄 모른다 삼류는 간택해준 일류에게, 그것을 영예로 알고 기꺼이 자발적 헌신과 복종을 실천한다 내용 없는 완장을 차고 설치는 삼류는 알고 보면 지독하게 열등의식을 앓아온 자이다 삼류가 가방 끈에 끝없이, 유난 떨며 집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것이 성희..

치마 / 문정희 - 팬티 / 임보

치마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는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