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우리 말♠문학 자료♠작가 대담 1123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9) / 한국적인 시의 전형 - 김억의 '오다 가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9) / 한국적인 시의 전형 - 김억의 '오다 가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9) / 한국적인 시의 전형 - 김억의 '오다 가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9) / 한국적인 시의 전형 - 김억의 '오다 가다' 오다 가다 김억 오다 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예고 말 건가. 산에는 청청(靑靑) 풀잎사귀 푸르고 해수(海水)는 중중(重重) 흰 거품 밀려든다. 산새는 죄죄 제 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돛 옛길을 찾노란다. 자다 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십리포구 산 넘어 그대 사는 곳,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에 논다. 수로천리(水路千里) 먼 길을 왜 온 줄 아나? 옛날 놀던 그대를 못..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8) /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 - 여종하의 '강가강에 울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8) /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 - 여종하의 '강가강에 울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8) /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 - 여종하의 '강가강에 울다'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8) /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 - 여종하의 '강가강에 울다' 강가강에 울다 여종하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낯설고 먼 곳으로 두려움처럼 떠나왔던가, 내가 그대여라고 부르며 손 내밀거나 머물렀던 자리마다 악취로 썩어갔던가 내가 병(病)이고 독(毒)이었던가 그러나 다시 연민이여,라고 부르면 문드러져 툭 떨어진 손가락이거나 발가락을 뒤에 남기고 붙잡는 이 아무도 없던 세상과의 지독한 결별을 떠올리며 죽어도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 / 창녀를 산 시인 - 구상의 '초토의 시 7'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 / 창녀를 산 시인 - 구상의 '초토의 시 7'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 / 창녀를 산 시인 - 구상의 '초토의 시 7' 초토(焦土)의 시 7 구상 시인과 창녀는 굴을 나선다. 장맛비 기화로 시인이 산책을 제안했던 것이다 아침 다섯 시. 억수빗발에 행길은 개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아 우리를 다행케 했지만 발목까지 적시는 흙탕물 속을 가야만 했다. ―아메요 후레 후레, 나야미오 나가스마데, 무심중 중얼거리며 시인은 향방이 없다. ―어디로 가지? ―몰라요! 너, 나, 전쟁, 조국, 인생, 우리는 모두 너무나 모른다. 무턱 가다 언덕길에 올라선다. 교회당, 성모상이 흐느끼고 있다. 베르렌느의 고죄(告罪) 광경이 떠오른다. ―이제는 그만 돌..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6) / 근로자를 위하여 - 김신용의 '저녁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6) / 근로자를 위하여 - 김신용의 '저녁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6) / 근로자를 위하여 - 김신용의 '저녁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6) / 근로자를 위하여 - 김신용의 '저녁길' 저녁길 김신용 그들의 함성에 중장비의 엔진은 호흡을 멈추었다. 현장 본부 앞마당에서, 머리에 띠를 두르고 답답한 가슴을 치듯 주먹 쥔 손을 흔들며 노동해방가를 부를 때, 파헤쳐진 공사장은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우리는 손뼉을 쳤다. 이 땅의 곳곳에서 또 하루의 품을 팔기 위해 모여든 일용 인부들 그들의 힘찬 구호의 외침에 눈물마저 글썽였다. 이 하루, 공쳐도 좋았다. 그 수많은 나날 무릎 꺾여 살아온 노동의 하루쯤 무너져도 ..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0) / 회임을 예감하며 - 조명 시인의 ‘예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0) / 회임을 예감하며 - 조명 시인의 ‘예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0) / 회임을 예감하며 - 조명 시인의 ‘예감’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0) / 회임을 예감하며 - 조명 시인의 ‘예감’ 예 감 조명 비로소 그대의 프러포즈를 받았네 그것은 봄비 내리는 들녘을 통째로 선물 받았다는 뜻 머리카락이 젖을 때부터 상상은 시작되고 빗발은 가슴을 밟아즈리네 몸 밖으로 먼지가 풀풀 날아가네 겨우내 바위산을 홀로 서성이던 외각수는 털갈이를 마친 턱을 우아하게 치켜들고 컴컴한 동굴 속에서는 금갈색 껍질을 깨며 어린 짐승의 햇숨결이 들려오기도 하네 손바닥이 간질거리고 주먹이 근질거리는 일이네 그대의..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9) / 장애인의 날이 지났지만 - 김갑숙 시인의 ‘수화’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9) / 장애인의 날이 지났지만 - 김갑숙 시인의 ‘수화’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9) / 장애인의 날이 지났지만 - 김갑숙 시인의 ‘수화’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9) / 장애인의 날이 지났지만 - 김갑숙 시인의 ‘수화’ 수화 1 ―몸 안의 탄생 김갑숙 내 과부하 된 뇌, 중앙분리대를 넘어온 차에 뭉개지고 뇌 틈에 마모된 라르고의 음률 주름진 혈관을 되감는데 불안한 영혼의 짙은 바다 밑 물빛 목소리는 아가미 찢긴 물고기자리별 속으로 사라진다 내 손바닥 위 우두커니 선 감정 하나 말을 잊은 세상에 나뒹굴고 소리가 갇혀버린 너의 공간 내 몸 속에 자리 잡아 긴 어둠 속을 말없이 걷던 너는 내 눈물..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 / 어제는 부활절 - 김남조 시인의 ‘막달라 마리아 4’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 / 어제는 부활절 - 김남조 시인의 ‘막달라 마리아 4’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 / 어제는 부활절 - 김남조 시인의 ‘막달라 마리아 4’.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 / 어제는 부활절 - 김남조 시인의 ‘막달라 마리아 4’ 막달라 마리아 4 김남조 당신에게선 손발에 못 박는 소리 아슴히 들립니다 사랑하는 분이 눈앞에서 못 박혀 죽으신 후 당신 몸에 못 박는 소리와 그 메아리들의 소리 사당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건 고통입니다 고통의 반복 앞에 서는 율연한 공포입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랑입니다 사리(舍利)를 쌓아 태산을 이룰 때까지 선혈을 탈색하여 증류수의 강으로 넘칠 때까지 천지간..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 / 소년원의 아이가 쓴 시 '아프지 마'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 / 소년원의 아이가 쓴 시 '아프지 마'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 / 소년원의 아이가 쓴 시.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 / 소년원의 아이가 쓴 시 '아프지 마' 아프지 마 환 누군가에겐 그립고 누군가에겐 따뜻한 나에겐 가슴 아픈 한마디 내 아들 아프지 마 지금은 듣지 못할 한마디 내 아들 아프지 마 너무 아파서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빠 때늦은 지금 가슴 치며 외쳐본다 아빠도 아프지 마 ―소년원 친구들의 시 모음집 『꿈을 향하여 날아오르다』(한들출판사, 2014)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 / 소년원의 아이가 쓴 시.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경기도 의왕시 소재 고..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6) / 손창섭이 쓴 시조 '희작戱作'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6) / 손창섭이 쓴 시조 '희작戱作'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6) / 손창섭이 쓴 시조.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6) / 손창섭이 쓴 시조 희작戱作 주장은 오줌이요 무언은 똥이랄까 어차피 꺼질 인생 할 말은 하고 살세 정신적 배설물이란 생의 표시이리니. ―『작가세계』(2015년 겨울호) 서울대 방민호 교수가 일본에 전후 문단의 기린아였던 소설가 손창섭(1922〜2010)을 만나러 갔다가 일본인 부인으로부터 전해 받은 것은 놀랍게도 시조집이었다. 그의 시조는 일종의 일기였다. 일기의 내용은 신세한탄이며 자조였다. 손창섭은 1973년에 도일했고 1995년 8월에 위의 시조를 썼고 1998년에 우에노 ..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5) / 혁명의 날에 죽은 이들을 위해 -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5) / 혁명의 날에 죽은 이들을 위해 -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5) / 혁명의 날에 죽은 이들을 위해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5) / 혁명의 날에 죽은 이들을 위해 - 김춘수 시인의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김춘수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그대들 가슴 깊은 청정한 부분에 고이고 또 고였다가 서울에서 부산에서 인천에서 대전에서도 강이 되고 끓는 바다가 되어 넘쳐서는 또한 겨레의 가슴에 적시는 것을, 1960년 4월 19일 이제야 들었다, 그대들 음성을 잔인한 달 4월에 죽었던 땅에서 라일라크가 피고 그대들 죽음에서 천의 빛줄이 나래를 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