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지운다/허형만 - 카톡 좋은 시 212 카톡 좋은 시 212 이름을 지운다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 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뵈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02
얼굴 반찬/공광규 -카톡 좋은 시 211 카톡 좋은 시 211 얼굴 반찬 공광규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 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30
눈사람 신발/조선의 - 카톡 좋은 시 210 카톡 좋은 시 210 눈사람 신발 조선의 돌아서서 그립다고 한 번만 말해주세요 당신이 바람으로 사라졌을 때도 나는 당신의 창가에서 눈사람으로 서 있었죠 첫사랑처럼 눈이 오고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어요 먼저 뒤돌아서는 뒷모습이 싫어서 잊은 듯 떠나가고 싶었지만 용..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28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 카톡 좋은 시 209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낭송 김혜옥 | 2007.01.15 ㅡ출처: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 안도현 시배달 2008-02-18 카톡 좋은 시 209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27
방문객/정현종 - 카톡 좋은 시 208 카톡 좋은 시 208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23
의자/이정록 - 카톡 좋은 시 207 카톡 좋은 시 207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17
사람꽃/고형렬 - 카톡 좋은 시 206 카톡 좋은 시 206 사람꽃 고형렬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그토록 아름답다고는 해도 사람꽃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들이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17
국화 옆에서 / 서정주 - 카톡 좋은 시 205 카톡 좋은 시 205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13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안상학 - 카톡 좋은 시 204 카톡 좋은 시 204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안상학 그때 나는 그 사람을 기다렸어야 했네 노루가 고개를 넘어갈 때 잠시 돌아보듯 꼭 그만큼이라도 거기 서서 기다렸어야 했네 그 때가 밤이었다면 새벽을 기다렸어야 했네 그 시절이 겨울이었다면 봄을 기다렸어야 했네 연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10
주님의 기도/니카노르 파라 - 카톡 좋은 시 203 카톡 좋은 시 203 주님의 기도 ―니카노르 파라(1914∼) 온갖 문제를 짊어지신 채 세속의 보통사람처럼 오만상을 찌푸리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더는 저희를 생각하지 마소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괴로워하시는 걸 이해합니다. 당신께서 세우시는 것을 부수면서 악마가 당신을 괴롭..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