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장석주 - 카톡 좋은 시 152 카톡 좋은 시 152 밥 장석주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8
의자/이정록 - 카톡 좋은 시 151 카톡 좋은 시 151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7
비/김후란 - 카톡 좋은 시 150 카톡 좋은 시 150 비/김후란 비는 멀리서 오는 손님이다 낮은 곳으로 낮은 마음으로 모든 이의 가슴에 젖어드는 눈짓이다 우주 한 바퀴 휘돌아서 거칠게 혹은 상냥하게 기다리던 대지에 몸을 던져 새 생명 틔우는 희망의 원자다 ―​계간『시와시학』(2015년 봄호) 비 김후란 비는 멀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5
비/김정란 - 카톡 좋은 시 149 카톡 좋은 시 149 비 김정란 어느 하늘을 돌아왔을까 내 쓸쓸함의 새 집 짓는 소리 살과 살 사이에서 하나도 아프지 않게 그 집 창가에 오래도록 머리 기대고 울지 않는, 우는 여자 하나 나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한 새…… 머무는 새…… 젖는 날개 언니 같기도 하고 나 같기도 하고 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4
서귀포/이홍섭 - 카톡 좋은 시 148 카톡 좋은 시 148 서귀포 이홍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3
석류/조운 - 카톡 좋은 시 147 카톡 좋은 시 147 석류조운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조운 시조집』 (남풍. 1990) 석류 조운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2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원재훈 - 카톡 좋은 시 146 카톡 좋은 시 146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리운 102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 다시 은행나무 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1
석류/이가림 - 카톡 좋은 시 145 카톡 좋은 시 145 석류/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20
당뇨애인/신표균 - 카톡 좋은 시 144 카톡 좋은 시 144 당뇨애인 신표균 전혀 뜻밖에 내게 애인이 생겼습니다 예상치도 바라지도 않은 그가 짝사랑을 해왔는지 집시되어 떠돌다 손잡아 주는 이 하나 없자 나를 찜한 모양입니다 징그러워 온 몸 움츠리는데 그는 신이 나서 혈관타고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며 내 육체를 농락하고..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18
병에게/조지훈 - 카톡 좋은시 143 카톡 좋은 시 143 병에게 조지훈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