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한 편 읽기 8 -봄밤/이면우 <하루 시 한 편 읽기 8 - 봄밤/이면우> 봄밤/이면우 늦은 밤 아이가 현관 자물통을 거듭 확인한다 가져갈 게 없으니 우리집엔 도둑이 오지 않는다고 말해주자 아이 눈 동그래지며, 엄마가 계시잖아요 한다 그래 그렇구나, 하는 데까지 삼초쯤 뒤 아이 엄마를 보니 얼굴에 붉은 꽃, 소리..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8
하루 시 한 편 읽기 7 -진달래꽃/김소월 <하루 시 한 편 읽기 7 - 진달래꽃/김소월> 진달래꽃/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7
하루 시 한 편 읽기 6 -강철 새잎/박노해 <하루 시 한 편 읽기 6 - 강철 새잎/박노해> 강철 새잎/박노해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6
하루 시 한 편 읽기 5 -남해 금산/이성복 <하루 시 한 편 읽기 5 - 남해 금산/이성복> 남해 금산/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5
하루 시 한 편 읽기 4 - 비/이진명 <하루 시 한 편 읽기 4 - 비/이진명> 비 / 이진명 그녀는 엷은 돌빛의 옷을 입고 왔다 기다란 치마 흐르며 왔다 멀리 고향의 산간 지방에서 왔다 산나리처럼 고개 꺾으며 오래 걸어서 왔다 제비똥 떨어진 그루터기에서 신발을 고쳐 신으며 왔다 일요일, 점심때도 훨씬 지나 도착한 그녀..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5
하루 시 한 편 읽기 3 -통증/고영민 <하루 시 한 편 읽기 3 - 통증/고영민> 통증/고영민 중국에는 편지를 천천히 전해주는 느림보 우체국이 있다지요 보내는 사람이 편지 도착 날짜를 정할 수 있다지요 한 달 혹은 일 년, 아니면 몇 십 년 뒤일 수도 있다지요 당신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도착 날짜는 그저 먼 훗날 당..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5
하루 시 한 편 읽기 2 -봄/이성부 <하루 시 한 편 읽기 2 - 봄/이성부> 산수유, 새앙나무, 벚나무, 살구나무, 진달래, 매화는 이미 꽃을 피웠고 모과나무, 조팝나무, 수수꽃다리는 잎을 뾰죽이 내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라꽃인 무궁화, 궁중의 꽃이라는 능소화, 참나무, 감나무, 단풍나무는 다급한 바람이 사연을 전해..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5
하루 시 한 편 읽기 1 - 어느 밤의 누이/이수익 <하루 시 한 편 읽기 1 - 어느 밤의 누이/이수익> 어느 밤의 누이 / 이수익 한 고단한 삶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혼곤한 잠의 여울을 건너고 있다. 밤도 무척 깊은 귀가길, 전철은 어둠 속을 흔들리고… 건조한 머리칼, 해쓱하게 야윈 핏기 없는 얼굴이 어쩌면 중년의 내 이종사촌 .. 시 편지·카톡·밴드/하루 시 한 편 읽기 2017.04.05
아내의 맨발/우대식 - 카톡 좋은 시 332 카톡 좋은 시 332 - 우대식/아내의 맨발 아내와 맨발 / 우대식 神께서 말씀하셨다 끼니 거르지 말라고 술 적당히 마시라고 지갑에 돈 없으면 추레하니 얼마라도 지니고 다니라고 그러던 神께서 아파 누었다 이마에 돋은 정맥이 파르르 떤다 神께 잘못했다고 수천 번을 빌었지만 神께서는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7.01.24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 카톡 좋은 시 331 카톡 좋은 시 331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7.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