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걸려온 전화/정일근 - 카톡 좋은 시 70 카톡 좋은 시 70 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22
봄날의 부처님 / 김애리나 - 카톡 좋은 시 69 카톡 좋은 시 69 봄날의 부처님 김애리나 쉿, 부처님 주무시는 중이세요 햇살이 부처님의 이마에 키스하고파 법당 안을 기웃대는 봄날이었지요 졸립지요 부처님? 그래도 봄인데 나들이는 못 갈망정 마당 가득 피어난 꽃나무 좀 보세요 산사나무 조팝나무 매자나무 꽃들이 치마를 올리고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20
봄비/이재무 카톡 좋은 시 68 카톡 좋은 시 68 봄비 이재무 1 봄비의 혀가 초록의 몸에 불을 지른다 보라, 젖을수록 깊게 불타는 초록의 환희 봄비의 혀가 아직, 잠에 혼곤한 초록을 충동질 한다 빗 속을 걷는 젊은 여인의 등허리에 허연 김 솟아오른다 2 사랑의 모든 기억을 데리고 강가로 가다오 그리하여 거기 하류의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8
희망/나태주 - 카톡 좋은 시 67 카톡 좋은 시 65 희망/나태주 날이 개면 시장에 가리라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힘들여 페달을 밟으며 될수록 소로길을 찾아서 개울길을 따라서 흐드러진 코스모스 꽃들 새로 피어난 과꽃들 보며 가야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할 것이다 기분이 좋..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6
흔들리면서 피는 꽃/도종환 - 카톡 좋은 시 66 카톡 좋은 시 66 흔들리면서 피는 꽃 도종환- 낭송 단이 권영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6
강철 새잎/박노해 - 카톡 좋은 시 65 카톡 좋은 시 65 강철 새잎 박노해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6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카톡 좋은 시 한 잎의 여자/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 의 여자를 사랑했네. 풀푸레 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룰 사랑했네. 정..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1
바위 / 유치환 - 카톡 좋은 시 64 카톡 좋은 시 64 바위/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1
여보 비가 와요/신달자 - 카톡 좋은 시 63 카톡 좋은 시 63 여보! 비가 와요 신달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1
배를 배며/배를 밀며 / 장석남 - 카톡 좋은 시 62 카톡 좋은 시 62 배를 매며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일도 없으면서 넋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