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발 /김강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0. 12. 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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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김강호
나를 가만 들여다보면 산 있고 계곡 있고
숨 가쁘게 내달리던 원시의 소리 있고
긴 어둠 강을 건너던 부르튼 뗏목 있다
험한 길 걷는 동안 못 박히고 뒤틀렸지만
속울음을 삼키며 순종해온 너를 향해
무수히 많은 길들이 걸어오는 걸 보았다
새벽녘 경쾌하게 내딛는 너에게서
빌딩 숲 울려나가는 청포도 빛 실로폰 소리
절망도 가볍게 넘을 날개 돋는 소리가 난다
―가람시학』(2020년 제1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