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0. 12. 24. 16:16
728x90

팽이 2

 

김광규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얼음판 위에도 미끄러지지 않는

평정의 무게 중심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때린 것은

몸이 아니라

내 몸에 숨겨진 나태였음을

 

넘어져 동정을 받기보다는

일어나 채찍을 받겠습니다

 

아파도 아파하지 않는 당당함

돌아도 돌지 않는 것 같은

달관의 모습으로

 

 

 

계간하늘/통권 100호 특집(2020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