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빗소리에 젖어 /박동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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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젖어

 

박동덕

 

 

살다보면

내가 꿈구던 세상이 결국은 올 것이네

소리 소문 없이 내 삶에 스며들어

울퉁불퉁한 세상의 등을 고르게 펼 것이네

 

내 삶을 옭아매던 욕망은

진부하던 관념의 틀을 과감하게 벗고

구름처럼 떠도는 꿈같은 현실이

뜻밖이어서, 뜻밖이어서

 

세상의 종말은 어떻게 올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꿈꾸듯 올지도 몰라

부추전 지지는 이슬비 소리에

막걸리잔 비우며

 

나는 나를 믿고

너는 나를 믿고

우리는, 어깨 짓누르던 멍에를 벗고

영원한, 고향 안식의 나라로 고개 돌린다

 

 

 

⸺계간『詩하늘/통권 100호 특집』(2020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