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낮고 푸른 당신 /이우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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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푸른 당신

 

이우디

 

 

탑은 무너지는 중이다

의도적이지 않다

하루에 또 하루 얹으면 새벽이 온다

새벽을 시작하면 축축한 말문이 막힌다

해가 지면 동태를 상상한다

의도적이다

 

지구만 한 냄비에 e-노을을 깔면 눈동자가 풀린다

어떤 계절도 접속 가능, 폭설로나 오는 스팸은 삭제 키를 누른다

굉음을 뚫고 착륙하는 비행기

앞장서지 않으며 그렇게 오는 시녀 같은 봄, 이 세계는 취한다

 

휠체어에 앉아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플라스틱 사랑에 접속한다

 

나도제비난이 입술을 깨무는 오후 세 시

녹아내린 아랫도리에 모르핀이 꽃을 피운다

헛구역질 창궐한다 화입火入을 한다

 

패시지*와 패시지 사이가 전설보다 긴 하루

 

*독주 기악곡에서, 곡의 중요한 부분을 서로 연결해주는 악구

 

 

 

계간하늘/통권 100호 특집호(2020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