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눈 /박현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8. 16:32
728x90

 

박현덕

 

 

삼월 중순 눈 내린다 남해 외딴 민박집

 

누군가 벽지에 쓴 절망 아래 잠들다

 

창문을 두드린 소리에 피가 몰려 욱신거린다

 

주소 불명 편지 같은 그 사연을 읽다가

 

발목이 다 젖도록 해변을 걸어가면

 

꽃이 확, 가슴에 안겨 멍자국을 핥고 있다

 

 

⸺계간『시조21』(2020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