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드라이플라워 /박성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5. 09:19
728x90

드라이플라워

 

박성민

 

 

여기서 살아나간 향기는 없었다

말라붙은 웃음만 빛깔로 남은 병실

눈뜬 채 잠이 든 그녀

눈꺼풀 떠는 창문

 

옆으로 돌아누워 거울을 마주 보면

텅 빈 뼛속에서 한 묶음 새가 운다

허공에 부리를 묻는다

물 한 모금 없는 새장

 

안개가 무성하던 계절은 멈춰 섰다

한 알의 하루를 삼키는 저물녘엔

온몸이 바스라진다

잇몸으로 뜨는 달

 

 

 

시집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