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드라이플라워 /박성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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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플라워
박성민
여기서 살아나간 향기는 없었다
말라붙은 웃음만 빛깔로 남은 병실
눈뜬 채 잠이 든 그녀
눈꺼풀 떠는 창문
옆으로 돌아누워 거울을 마주 보면
텅 빈 뼛속에서 한 묶음 새가 운다
허공에 부리를 묻는다
물 한 모금 없는 새장
안개가 무성하던 계절은 멈춰 섰다
한 알의 하루를 삼키는 저물녘엔
온몸이 바스라진다
잇몸으로 뜨는 달
―시집『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