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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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김복희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열매

별모양인 듯 입을 살짝 벌리면

순결한 속살이 발그레 미소를 짓는다

 

사춘기소녀 초경을 지나

붉은빛 속에 꽃순들이 오골오골 박혀

설레이며 부끄러워 톡톡 터지는 아픔

아픔과 희열의 빛살이다

 

청잣빛 하늘에 맑은 순결

은밀한 밀어 터지는 연민

, 꽃이면서 열매,

청춘이면서 철없는 중년이다

 

 

시집꽃잔치, 오늘 우리 행복하자(문학시티,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