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안동 자반고등어 /허예숲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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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자반고등어
허예숲
서류에만
존재하는 아내라는 그 이름이
하늘 높은 자긍심인지 아니면 오기인지
바람벽 홀로 나앉아
고택 지킨 이모님
생피가 마르던 생,
쌓고 쌓은 독일까
갇혀있는 비명들이 터져 나온 숨처럼
눈 붉은 불면의 밤이
비린내로 쏘고 있다
안방 벽에 높이 걸린
혼례 때 사진처럼
죽어서야 남편 곁에 나란히 누워 있다
살아선 닿지 못하던
다정한 저 간격
―시집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고요아침,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