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꽃무릇 /김민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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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김민정

 

 

산울림 우렁우렁 첩첩 산을 돌아 나와

 

새벽이 기침하자 아침새들 푸득인다

 

올곧게 서 있는 그대 변함없는 모습으로

 

 

저 붉음에 내가 들어 꽃이 되고 나비 되고

 

한때는 내 열정이 뿌리까지 닿았으니

 

꽃 져도 잊지 마옵길 잎맥 타고 흐를 테니

 

 

해 지고 별이 뜨고 나 그대 찾아갈 날

 

햇볕살 바람결의 살과 뼈로 무르익어

 

지상의 마지막 약속 향기롭게 놓이리

 

 

 

ㅡ계간『정형시학』(2020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