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엄마가 필요했어요 /임성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3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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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필요했어요


임성구


1.
땟물이 덜 빠진 여덟 살 아이가 있네
쩌억쩍 갈라 터진 작은 손이 빨래를 하네
방망이 내리칠 때마다
사방에 튀는 얼음 눈물

2.
혹한의 얼음장 밑 정지된 그리움아
세상 제일 따뜻한 빛, 아이에게 건네주렴
눈가에 그을린 촛불 눈물
밤하늘에 닿지 않게

3.
밤에 울면 더 아플까 봐 낮에만 우는 아이
뒤주에서 장독에서만 쪼그리고 우는 아이
죽도록 맞아도 좋으니 라고
소원하던 그 아이



ㅡ 『정형시학』(2020,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