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개도 잔소리한다 /권오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4. 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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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잔소리한다

 

권오삼

 

 

엄마만 잔소리하는 게 아니다

엄마 개도 잔소리한다

 

“집에서 왕왕 짖어대면

관리실에서 방송한다고 했지?

엄마 말 안 들을 거야!”

“엄마는 잔소리밖에 할 줄 몰라.

우린 언제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지.”

 

엄마 말 안 듣다가 목덜미를 물린

어린 강아지가 식탁 아래로 들어가

몸을 납작 엎드린 채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다

 

 

 

―동시집『개도 잔소리한다』 (상상,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