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햇볕 한 장 /백민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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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한 장
백민주
요양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 한 장
손수건인 양 무릎에 얹어 놓고
할머니는 자꾸
창밖 공터에 내려앉는 햇볕을 아까워했다.
뭐라도 내어 말리지.
아까운 볕을 놀리네.
저 귀한 볕을 한평생 공짜로 썼으니
고맙게 잘 살다 간다며 ...
햇볕 한 장을
무릎에 덮었다 머리에 덮었다 했다.
ㅡ동시집『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책내음,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