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고, 기특한 것이! /김명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22. 09:04
728x90

고, 기특한 것이!

 

김명규

 

 

얼굴 붉히며

덤불 속에 숨어 익은

찔레 열매

 

생각 없이 꺾어

화병에 꽂았다.

 

가까이 두고 싶은 욕심에

한 생명 꺾은 것 같아

내내

마음으로 품어주었지.

 

어느 날

죽었나, 살며시 뽑아보니

 

어, 뿌리내렸네.

 

아픔 다독이며

새 생명 이어가고 있었다.

고, 기특한 것이!

 

 

 

―동시집『고, 기특한 것이!』(아동문예.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