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고드름 /박성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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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박성민
눈물의 내시경이 내 몸속을 지나간다
그녀의 집 앞에서 흘리던 눈물인가 불 켜진 창을 향해 몰려들던 눈송이들, 그 처마에 두고 온 시퍼런 내 청춘이 시린 사랑 한 방울로 목덜미에 떨어진다 그렁그렁 외로움에 밤새 떨다 입술 깨문 밤, 사내의 쓸쓸함이 태어나던 그 골목, 기다림의 몸속에선 오래된 피가 고였다
아직도 송곳이 되어 내 가슴을 찌르는
ㅡ시집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