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가버나움 /공화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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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

 

공화순

 

 

내가 태어난 죄를 누구에게 물을까

자인*은 태어났고 집안은 가난했다

 

세상이 너무 좆같아요

열두 살의 법정 고백

 

제 살을 파먹고 자란 새빨간 본능에

체면은 도망가고 식욕이 자라났다

 

부모를 고소합니다

왜냐구? 날 낳았으니까

 

생명은 커갈수록 맨발에 힘을 주고

말마다 벌린 입들이 길거리를 헤맨다

 

자꾸만 화가 납니다

자꾸 배가 고파서

 

 

*자인 : 영화 「가버나움」의 주인공 소년 이름

 

 

 

ㅡ『詩魔』(2019, 창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