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책갈피를 꽂아 놓고 /김삼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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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를 꽂아 놓고
김삼환
책갈피를 꽂아 놓고 일어서려 하는데
방금 본 구절 하나 무릎 아래 툭! 떨어져
하늘로 사라진 시간을 되새겨 놓고 간다
뜰 귀퉁이 자목련이 반쯤 벌다 멈춘 시간
바람도 정원에서 한 바퀴 돌고 간 뒤
그렇게 문장 한 줄이 오롯하게 생각났다
봄 산의 뻐꾸기가 드문드문 던지는 소리에
반나절을 졸고 있는 고양이가 흠칫할 때
그리운 추억은 살아 홍모란이 벌고 있다
―『시조미학』(2021.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