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봄은 평등한가 /이남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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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평등한가

 

이남순

 

 

쪽방촌 막다른 길 오후 해가 지나간다

독거노인 안부 묻는 이웃돕기 박스 하나

그 누가 안고 왔는지 온기 아직 남았네요

 

못 보고 사는 것쯤 이젠 제법 길났는데

찾아올 낌새 없던 내 자식 다녀간 양

황 노인 닫힌 가슴이 볕살 바라 열리네요

 

오래된 형광등에 불빛이 깜빡대듯

밭은 숨결 풀어가며 한 발짝씩 다가서는

여기도 봄이 오느라 바람 죽지 부푸네요

 

 

 

시조집봄은 평등한가(문학의전당,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