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정년 /전복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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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전복이
정년이 가까워 오자 아버지 말이 없다
온 세상 손에 쥔 듯 호령하던 어제지만
물리고 눈을 감으면 비로소 길이 보여
섬광처럼 사라져간 젊음이야 성냥개비
사십 년을 잠가두면 생각도 녹이 스나
유물을 끄집어내듯 딸의 이름 더듬는다
반환전이 없는 길, 걷고 또 걸어와서
되감긴 바람 앞에 가만히 눈을 감는,
가장의 처진 어깨가 시리고도 부시다
ㅡ『시조21』 (2021,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