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어떤 허기 /임태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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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허기
임태진
때로는 한 잔 술이 위로가 될 때가 있지
열네 살 때 처음으로 마셔본 막걸리 한잔
사춘기 가득한 허기를 잠시나마 달래주었지
술 심부름 할 때마다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날 둘러싼 의문들이 머릿속을 빙빙 돌고
가끔은 가슴에 쌓인 원한들을 토해냈지
성姓이 다른 형님과 같이 사는 이유를
성姓이 같은 형제와 따로 사는 이유를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지 4.3이 만든 가족사를
의문도 원망도 다 지워진 이승 문턱
원 없이 마셔보고 때로는 취해 보아도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유년의 그 허기
―『시조시학』 (2021.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