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꽃낙지 /송가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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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낙지

 

송가영

 

 

동작은 흐느적거려도 힘 하나는 허벌나제

볕좋은 가을 한낮 투우장의 싸움소들

충혈된 눈을 까뒤집고

콧김 씩씩 뿜는 것 봐

 

지칠 때 이놈 이거 한 마리만 던져주면

부룩소도 칡소 돼서 펄펄 뛰고 나는 거여

내 말이 거짓말인갑소?

먹여보면 알 거 아녀

 

뼈 없는 거시기도 때 되면 빨딱 서둣

술 취한 늙은 작부 감아드는 다리랑께

꽃보다 더 꽃 같은 것

그래서 꽃낙지여

 

 

―시집『막사발을 읽다』(책만드는 집,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