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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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박숙경


쓸모없이 자라는 오지랖과
한쪽으로만 기울어지는 외고집과
필요 이상의 변명과 이유를 잘라냈다

하얀 비명이 떨어진다
끈적한 울음이 손가락 사이사이 들러붙는다

손금이 뚜렷해지기까지는
얼마의 시간과 얼마의 햇빛이 필요한지

생명선이 길어질 때쯤
겨드랑이 밑으로 곁가지가 돋아난다

저, 눈물겨운 균형

자꾸 혼잣말이 늘어난다

 


ㅡ시집『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시인동네, 2021)